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으면서 변리사 업계와 변호사 업계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변호사에게 자동적으로 변리사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을 계기로 양쪽은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이 두 업계의 이견은 어제 오늘에 시작된 것이 아닌 오랜 숙제로 제기되어왔다.
대한변리사회는 최근 “아무런 검증 없이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을 주는 제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마련된 변리사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촉구하면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은 5만135명의 서명지를 국회에 제출했다.
변리사회가 그동안 폐지를 주장해온 관련 법 조항은 ‘변리사법 제3조(자격) 2호’다. 제3조는 ‘변리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변리사 자격이 있음을 규정하면서 ‘변호사’에게도 변리사 자동자격을 인정(2호)하고 있다.
현재 변리사 자격을 보유한 9천명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약 5500여명이 변호사라고 한다. 그동안 변리사회는 “엄격한 자격시험을 거친 변리사들과 달리 기술과 특허를 모르는 변호사들은 덤으로 자격을 얻어왔다”며 제도 폐지를 요구해왔으며 개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서 7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지난달 23일 통과돼 현재 법사위에 상정돼 있다.
개정안은 절충한 대안으로, 변호사가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정의 실무연수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는 “과거 변호사 수가 부족할 때 저렴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으로 변호사 고유 업무영역 중 최소한의 범위에서 예외를 인정해 변리사 제도를 둔 것”이라며 “변호사가 지식재산권 관련 전문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변리사법 개정안은 지난 “17대, 18대 국회에서도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변호사 출신 위원이 많은 법사위가 특정 직역을 지키면서 회기를 넘겨온 사례가 이번에는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변리사회 주장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