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명시 기준 통고 받고도 무시 해
박근혜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지난 1월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재판관시절 월 4백만원의 특정업무경비 유용 의혹으로 낙마한 이후에도 여전히 특정업무 경비를 부실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지난 6~7월 헌법재판소와 법원, 국회 등을 포함한 13개 기관에 대한 ‘특정업무경비 집행 실태’ 조사결과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헌재는 올해 예산 10억8200만원 가운데 1억6549만원을 실비 명목으로 추가집행했다. 실비한도 관련 규정에 따라 지급되는 월정액 외 추가로 쓸 수 있는 특정업무경비로 경비를 사용했을 경우 이후 지출증빙이나 지출내역을 해당기관에 제출토록 돼 있다. 헌재는 그러나 1~3월 실비 집행액의 59.6%%를 차지하는 9857만원에 대해 구체적 증빙이나 내역 기록 없이 불명확하게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측은 “지출 내용에 ‘재판부 운영비’라고 적혀있는 등 명세가 구체적이지 않아 경비 집행이 정당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대법원은 지난해 특정업무경비 집행액 120억 3165만원 가운데 8.7%인 10억 4195만원에 대해서만 구체적인 증빙서류를 갖추고, 75.1%는 아예 지출 명세조차 없이 현금수령증만 있어 경비가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나머지 16.2%도 지급 사유가 구체적으로 명기되지 않았다.
국회는 올해 1분기 35억8575억원의 특정업무경비 가운데 지급일자와 금액, 사유 등 지출 내역을 구체적으로 기록하지 않았으며, 감사원에도 샘플 자료만 제출하고 전체 자료와 현황은 제출조차 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공직자의 불투명한 예산집행을 막기위해 지난 2월 증빙첨부가 곤란한 경우 지급 명세에 일자 금액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각 기관에 통보 했었다.
기재부의 사용지침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비정상적인 관행을 계속 유지해온 것은 잘못된 특권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헌재 대법원 국회는 최고 헌법기관으로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 감사원은 “문제가 발견된 기관들에 대해 이를 바로잡지 않을겨우 기재부장관은 관련예산을 줄이도록 하라”고 통보 했는데 앞으로 귀추를 지켜본다. 특정업무경비는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이다. 단 한 푼도 마구 써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