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회사 부실에 책임이 있는 사주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통해 채무를 탕감한 뒤 회사 경영권을 다시 회복하는 등 법정관리를 부채탕감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재정파탄의 중대한 책임이 있는 옛 사주 또는 관계자가 관리인에서 배제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파산부 전체 판사회의를 통해 법인회생제도 남용·악용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 역시 유 전 회장의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이밖에도 기존 경영자 관리인의 공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채권자가 있는 경우 이해관계인에 대한 심문을 실시하는 등 관리인 선임 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운용한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법정관리업체에도 적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법원의 강경한 의지를 엿보게 한다. 법원은 또 기존 경영자가 제3자 관리인 선임을 회피하기 위해 회생절차신청 직전 정당한 이유 없이 대표이사를 변경하는 것도 금지토록 하고 있다.
법원은 조사위원의 조사를 통해 관리인 선임의 적정성 검증도 강화하여 기존 경영자의 잘못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거나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이 정당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항에는 조사위원에게 추가적인 조사명령을 발령하기로 했다.
법원은 이번 제도개선방안을 토대로 서울중앙지법 회생실무준칙을 개정·정비하여 전국 회생파산법관 포럼을 개최해 빠른 시일 내에 보다 심화된 내용의 제도개선방안이 전국 법원에서 일제히 실시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법원의 이러한 보완조치가 유병언 세모 사주가 파산에 의해 빈털터리로 되었다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국내 기업확장은 물론 해외 부동산 매입 등 으로 막강한 경제력을 쌓은 배경에는 이른바 금융기관을 포함한 ‘관피아’ 배후 작용이 있었다는 적폐의 논란이 팽팽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