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지난달 31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징계 개시를 신청했다. 징계 개시를 신청받은 7명의 변호사는 권영국·김유정·송영섭·이덕우·김태욱·장경욱·김인숙씨로 검찰은 그 이유로 “법의 이름으로 법집행을 교묘하게 방해하는 변호사이기 때문”이라고 못 박고 있다.
변호사법 제97조에는 검찰 업무 수행과정에서 변호사에게 법정 징계사유가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징계 개시를 신청하도록 되어 있다. 검찰의 이번 조치에 주목을 끌게 하는 것은 이렇듯 많은 변호사를 대상으로 징계개시 절차를 밟은 것이 이번이 처음인데다가 해당 7명 가운데 권 변호사 등 5명은 집회시위법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법원의 형사재판에 부쳐져 있기 때문이다.
민변측과 야당측에서는 ‘새로운 공안 탄압’이라며 즉각적으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민변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을 “(집회 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며 폭행한 행위는 대한민국 법과 질서, 공권력을 훼손한 행위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변호사법 1조(변호사의 사명)에는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형사 사건 피의자는 자신에게 불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고 변호인 접견도 보장돼야 한다. 또한 변호사들도 변론 과정에서 남을 모함하는 등 명백한 거짓말을 시키는 경우가 아니면 처벌받지 않도록 변론권을 보장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 케이스는 그러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법조계와 학계인사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자유민주연구원과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는 지난 8일 긴급토론회를 열고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법원에 준항고를 13건이나 제기하는 등 수사방해형태가 도를 넘어서 법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변호사들이 주어진 권한을 남용해 검찰·경찰의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하거나 법질서에 도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은 그냥 묵과해선 안 될 사안이다. 변호사의 불법·위법은 당연히 법률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실정법으로 다루기 어려운 행동이라 하더라도 변호사가 자기의 이념적 편향성에 맞춰 사건 내용을 왜곡(歪曲)시키려 든다면 변호사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변협이 변호사들의 본분인 변론(辯論) 활동의 신뢰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다.
검찰이 적시한 징계혐의 사실들은 불법 시위 현장에서 되레 경찰관을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며 폭행했다든지, 지난달 15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된 30대 여간첩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든지, 자백하려는 시위 사범에게 묵비권을 강요해 그 피고인들부터 항의했다는 내용 등이다. 하나같이 헌법 제12조의 ‘변호인 조력권’과 변호사법 제1조 ‘인권’·‘사회정의’는 물론, 민변 회칙 제3조 ‘인권 옹호’·‘민주주의 발전’조차 빈말로 돌린다.
민변측은 ‘새로운 공안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검찰은 조직적 수사 방해나 공권력 무력화 행태라는 입장이 확고하다. 따라서 변협 차원의 결론이 시급하다. 이번 징계 절차의 속도·밀도는 2007년 7월 개정 변호사법이 조사위원회 신설 등 변호사 징계 제도 전반을 정비한 이래 그 실효성을 저울질할 것이다. 변협은 ‘패거리 이기주의’를 자계하면서 신속한 조사와 엄정한 후속 조치를 통해, 다른 직역도 아닌 법조인의 준법 의지를 새삼 추슬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