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식 아동학대 대책을 경계한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 뒤 정부와 정치권이 아동학대 근절대책을 앞 다퉈 쏟아내고 있다. 새누리당과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아동학대 근절과 안심보육대책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대책의 줄거리를 보면 어린이집 폐쇄 요건과 학대 교사·원장 처벌을 강화하고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또 유명무실한 평가인증제도 개선, 부모의 어린이집 운영 참여, 보육교사의 자격요건과 교육 강화 조치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과거에도 나왔던 재탕 삼탕의 비슷한 내용들이다.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10년 전부터 거의 해마다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표를 의식해 법제정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인천 어린이집 사건이 불거진 뒤 또다시 ‘CCTV 설치 의무화’ 운운하고 있는 국회의 움직임을 보는 부모들의 마음이 어떨까. 기막힌 노릇 아닌가.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백화점식 대책이 아니라 안전한 어린이집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실천이다. 지금까지 쏟아 내놓은 대책을 반드시 실행해야 하지만 또 다른 차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 민간 어린이집의 영세성에서 많은 문제가 파생한다. 자질 높은 보육교사를 확보할 수 없다. 보육재정이 실질적인 어린이 보육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정 문제, 관리 문제를 총체적으로 따져 대응해야 한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도 문제가 있다. 학대행위가 한 차례만 적발돼도 어린이집을 즉각 폐쇄하고 해당 교사와 원장이 영구 퇴출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아동의 생명을 해치거나 뇌사 등 이에 준하는 경우’에 어린이집 폐쇄가 가능하고, 교사 등의 자격정지도 최장 10년이다.
하지만 폐쇄 이후 해당 시설에 다니던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믿고 맡길 어린이집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동과 학부모가 학대에 이어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