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한 변호사 시장질서를 우려한다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선전하는 가짜 변호사 광고가 크게 늘고 있는 등 시장이 매우 어지럽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도 하지 않고 ‘자칭’ 전문 변호사로 행세하는 사례가 많아 법률소비자들의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2010년부터 변호사들의 전문성을 높여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법률소비자에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변협은 전문분야 등록시 최소 3년 이상의 개업 경력과 해당 분야 사건 30건 이상 또는 이에 준하는 학위나 업무 경력 자료를 기준으로 심사해 ‘전문 변호사’로 등록을 해준다.
변협이 인정하는 전문분야는 민사·상사·형사·가사·행정·노동·조세·지적재산권·국제관계 등에 걸쳐 50여개로 분류돼 있다. 변협 전체 회원 1만6천340명 중 심사를 거쳐 전문 변호사로 등록된 인원은 지난 4월말 기준 1천415명(8.6%)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변호사 업계에는 변협이 전문 분야로 분류하지도 않은 ‘승소 전문 변호사’ ‘집단소송 전문 변호사’ ‘사기죄 전문 변호사’ 등으로 황당한 광고 문구까지 내놓고 있다. 실제 법무법인은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승소, 변호사’를 검색하면 ‘승소 전문변호사’ ‘전문변호사 빠른 전화상담’ 등의 광고 문구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변호사 업계 시장이 이렇듯 혼탁하게 된 것은 로스쿨 도입 이후 2012년부터 한 해 새로 배출되는 변호사가 2천여명으로 늘면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바뀐데다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나홀로 소송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격으로 변호사 업계를 정화하기 위한 자정노력이 미흡한 것도 시장을 어지럽게 하는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변협은 전문분야 등록제도를 시행한 이후 2013년 등록 없이 ‘채권추심 전문’이라고 광고한 변호사를 처음 징계했다. 지난해에도 등록 없이 ‘이혼 전문 변호사’라고 광고한 변호사에게 과태료 500만원의 징계를 내린 것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변협이 전문분야 등록제도를 도입하여 법률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제공을 약속했으면 변호사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관리·감독을 강화할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