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 위헌 결정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앞으로 법조인 양성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 요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헌재가 25일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합격자의 성적 공개를 금지하는 변호사시험법 제18조 1항이 합격자들의 정보공개청구권을 제한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데서 비롯된다.
헌법재판소가 “변호사 시험 성적 비공개는 위헌”이라고 결정한 가운데 476명에 달하는 법조인들이 감사원 고위직 자녀들이 감사원에 변호사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고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이 원내 변호사를 채용하면서 1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감사원 전직 임원 전 국회의원 자녀 3명만 채용했다는 것이다. 감사원뿐 아니라 판·검사 임용과정에서도 로스쿨 출신에 대한 평가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아 평가 방식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져 나오고 있다.
합격자의 성적 공개를 금지한 변호사시험법 조항은 지난 2011년 ‘변호사 교육을 내실화한다’는 명분으로 개정된 부분이다. 하지만 판·검사 임용이나 대형로펌 변호사 채용 시 다른 객관적인 기준이 없고, 해당 기관들은 선발 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실력 외에 다른 배경이 작용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법률시장에서는 성적 비공개로 인한 채용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과거 고관대작들의 자제들을 특별 채용하는 ‘음서제’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있어 왔다. 실제 대형 로펌 등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채용하면서 실력보다는 그들의 학벌이나 집안, 배경, 인맥 등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감사원의 특채 의혹도 마찬가지다.
과거엔 어느 대학을 나오든 학벌과 관계없이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성적에 따라 판검사로 임용되고 대형로펌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균등해야 한다. 등용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고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학벌이나 집안 배경 등 제3의 요인이 작용한다면 ‘패자의 승복’을 기대할수 없다. 그런 뜻에서 이번 결정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