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때 피해자 출석제 적극 활용하라
최근 피의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 때 범죄 피해자를 법정에 출석시키는 문제를 둘러싸고 검찰과 법원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16일 대검이 개정 ‘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지침’을 시행하면서 범죄 피해자를 법정에 출석시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비롯되고 있다.
대검의 지침은 ‘가해자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 때 범죄피해자가 심문절차에 참여해 그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은 이 제도시행으로 피해자 지원은 물론 구속영장을 발부받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들어 앞으로 점차적인 확대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법원의 난색이다. 영장실질심사 때 피해자를 출석시킬 경우 영장재판부에 부담을 줘 구속여부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영장심사는 원칙적으로 비공개지만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피해자는 판사의 허가를 받고 방청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 판사가 구속 여부 판단을 위해 필요할 경우 심문장소에 출석한 피해자를 ‘심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체포·구속 업무처리지침’을 통해 검사가 구속영장 발부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피해자가 의견진술을 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있지만 실제 이를 활용되는 사례가 드물었다. 대검이 이번에 범죄피해자 권리고지제도를 의무화하면서 피해자 보호·지원 지침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피해자출석의 적극적인 활용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는 법원의 경우 종래에 제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렇게 되면 형사사건에 있어서 피의자 처벌중심에서 피해자 보호강화가 병행되어 가고 있는 패러다임과는 상치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 된다.
피해자가 명백하게 있는 상황에서 피의자 변호인의 주장만으로 영장심사가 이뤄지는 것보다는 피해자가 참석해 진술하는 것을 확대 적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면 법원측의 주장이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 피해자 출석제도 강화가 본안 재판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는 법조계 일각의 우려는 사건내용에 따라 선별적인 채용으로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