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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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근무경력으로 기술능력 증명할 수 있는 제도 있어야

국가기술자격의 사각지대 해소해야… 소규모 직업군 종사자와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 현장 근무경력을 기술능력으로 인정받을 기회를

김기연 충청대학교 명예교수
  •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회장
  • 주)유유엘앤피 전무
  • 충청대학교 명예교수

우리 사회에는 오랜 기간 한 분야에서 일하며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쌓아 온 사람들이 많다. 건물 외벽 청소, 화장실 줄눈 시공, 인테리어 필름 시공, 자동차 세차 및 선팅, 가전제품 수리, 이사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기술서비스 분야에서 묵묵히 일해 온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는 자신의 기술을 증명할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어도 관련 국가기술자격 종목이 없어 응시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수십 년간 현장에서 일했더라도 그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단이 부족하면 취업이나 이직 과정에서 경력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문제는 기술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증명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직업은 다양하지만 자격 종목은 제한적

우리나라 직업 수는 12,823개에 이르는 반면, 국가기술자격 시행 종목은 545개다. 모든 직업에 국가기술자격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국가자격만으로 다양한 산업현장의 기술능력을 모두 증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종사인원이 적은 소규모 직업군은 자격 종목 신설에 필요한 수요와 응시인원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종사자 1~9명 사업체 근로자의 국가기술자격 시험 참여율은 3.1%로, 300명 이상 사업체 근로자(10.8%)보다 낮다.

외국인 근로자도 살펴봐야 한다. 국내 산업현장에서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쌓았더라도 한국어 시험에 어려움을 겪거나 해당 직무의 자격 종목이 없어 능력을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실제 업무능력과 시험 응시 여건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쌓은 경력도 기술능력을 보여주는 자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무경력을 통해 현장 기술과 숙련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근무기간뿐 아니라 실제 수행업무와 직무 관련성을 함께 살펴보고, 경력증명서와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등 관련 공적 자료를 활용해 경력을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객관적인 증빙자료와 명확한 심사기준을 바탕으로 경력을 확인한다면, 자격증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현장 경험과 숙련도를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경력 증명은 구직자와 이직 희망자가 자신의 업무 경험을 설명하고, 자영업자가 고객에게 전문성과 경력을 알리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기업과 구인기관 역시 지원자의 실제 업무경험을 파악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현장 기술인력의 가치를 인정하는 정책 필요

이를 위해 첫째, 국가기술자격 종목이 없는 직무와 해당 분야 종사자의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현장경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직무 관련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경력 증빙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기업과 구인기관이 이를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물론 근무기간이 길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기술능력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수행업무와 증명하려는 직무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국가기술자격이나 법정 자격이 필요한 업무에서는 해당 자격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기술은 시험장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쌓은 숙련,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얻은 노하우,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면서 축적한 경험도 중요한 기술자산이다.

자격증이 없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까지 인정받지 못해서는 안 된다. 국가기술자격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기존 자격제도가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는 직무와 현장경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길을 넓혀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 기술을 인정받을 기회까지 없다는 뜻이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쌓은 경력과 숙련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기술인력의 가치를 높이고, 우리 산업현장의 인적자원을 더욱 폭넓게 활용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기자 : 유지혜    작성일 : 26-1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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