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범죄피해자지원사업을 시작한지 올 해로 10년이 되었다.

지난 9월에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범죄피해자지원활동의 현황평가와 개선방안’에 대한 학술토론회와, 김천·구미센터의 사업 10주년 기념행사도 개최되었다. 

범죄피해자 인권에 대하여 불모지와 같았던 우리나라는 1987년 10월 29일 제9차 헌법개정을 통하여 ‘범죄피해자에 대한 의견진술권’과 ‘범죄피해자 구조청구권’이 도입되었고 이어 1987년 11월에는 「형사소송법」개정을 통하여 ‘피해자진술권’이 보장되었으며 같은 해 ‘범죄피해자구조법’이 제정됨으로써 범죄피해자지원사업에 대한 법적 토대는 마련되었으나 국가는 1990년대 특정범죄를 중심으로 한 제한적 피해자보호·지원 활동을 하여 오다 2004년 이 후 전국에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설립 되면서부터 포괄적 범죄에 대한 피해자보호·지원 사업이 시작되었고 2010년 「범죄피해자보호법」의 개정으로 다양한 피해자보호·지원 사업이 본격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범죄피해자지원사업은 타인의 범죄로 인하여 신체·생명에 피해를 당한 사람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사업으로 국가 다른 사회복지사업과 그 성격에 있어 다소 차이는 있으나 거시적 측면에서 국가 선별적 사회복지사업 중 한 분야라 할 수 있으며, 구조금 지급업무를 제외한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업무의 상당부분을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담당하고 있는 현실로 볼 때 다른 사회복지단체와 같이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운영비도 장기적으로 국가가 지원하여야 함에도 현재 사업 예산의 45% 정도를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에 대하여 국가의 세제상 혜택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국가는 범죄피해자지원사업의 안정적 발전과 육성을 위하여 장기적으로 기부금품 모집 등에 의한 피해자지원센터 운영시스템을 개선하여 운영예산은 국가가 부담하되 자체 기부금은 범죄피해자지원사업(고유목적)에 사용하게 함으로써 예산사용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종사자 전문성이다. 그동안 법무부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전문화교육 프로그램에 의하여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본다. 범죄피해자지원사업도 사람이 하는 사업이다. 제조업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 중 일부를 기계가 대신할 수 있지만 그 기계를 운영하고 조작하는 것은 결국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기업이 재생산을 통하여 계속적기업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가가 매우 중요 하듯이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도 리더의 능력과 자질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중 한 기업은 “기업의 경쟁력은 사람과 기술에서 나온다”라고 주장한다. 범죄피해자지원사업도 실무자의 능력과 자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갓 10년이 지난 범죄피해자지원사업이 이나마 성공적인 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불구하고 일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노력과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의 축척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향후 더욱 발전된 범죄피해자지원사업이 전개되려면 정부의 정책과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에게 투자를 권하고 싶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종사자를 봉사자로 인식하고 봉사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면 사업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전문가로서 일할 수 있는 적정한 보상체계와 센터 업무인력 확충이 시급한 과제이다. 

국가는 최소 자원으로 효율적인 범죄피해자지원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지만 언제까지 현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센터 자체적인 일로만 여길 것인가. 장기적으로 국가의 적정한 자원 투입 없이는 한 단계 발전된 사업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송 귀 채(서울북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