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경찰서 새내기 경찰이 찾아 주인 돌려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가사가 불현듯 떠오르게 하는 사건이 화재다.

80대 노인이 아들이 준 용돈을 모아 넣어뒀던 매트리스가 쓰레기장으로 옮겨져 거액을 분실할 뻔 했으나 경찰의 적극적인 신고로 되찾았다.

1월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서장 이광진) 소속 신임 경찰관 고성주(25)씨는 비번이었던 전날(24일) 오후 2시 16분쯤 안산시 단원구 백운동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헌 책상을 버리러 나갔다가 경찰에 ‘촉’이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한 켠에 버려진 매트리스 틈새로 삐져나온 지폐 여러 장을 발견했다.

고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안산단원경찰서 원선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은 매트리스 지퍼를 열어 꼬깃꼬깃한 현금 뭉치를 찾아냈다. 은행 직원들의 협조를 받아 지폐 계산기로 세어보니 매트리스 속에는 5만 원권 120매, 1만 원권 1,197매가 들어 있었다. 모두 합쳐 1,797만 원의 거액이었다.

경찰관들은 매트리스에 붙어 있던 폐기물 배출 스티커에 적힌 주소를 토대로 수소문한 끝에 아파트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 매트리스 주인을 찾아냈다. 매트리스는 이 아파트 단지에 사는 80대 할머니 A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년 여 전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살면서 아들이 매달 주는 생활비 100만 원 가운데 쓰고 남은 돈을 매트리스 안에 넣어 보관해왔다.

이날 A씨 집에 리모델링 공사가 예정돼 있었는데, 타지에서 온 자녀가 이러한 사정을 까맣게 모른 채 매트리스를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하마터면 큰 돈을 잃을 뻔했던 A씨는 경찰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병진 원산파출소장은 “현장 실습 중인 신임 경찰관이 쉬는 날 부모님 집을 찾았다가 폐기물 안에 현금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신속히 대처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할머니가 소중하게 모아온 돈을 찾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할머니와 아들은 지구대를 찾아와 신임 경찰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