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여…좀 더 먼 시각으로 자기 인생을 설계하자
항상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표현
오늘은 지난날 나의 결과의 산물이 아닐까? 늘 상 지나가는 하루하루를 흘려보내지 않고 10년 후, 20년 후의 나를 꿈꾸며 사는 이수철 부장검사의 일상이 궁금해진다.(편집자주)
-검사님의 어린 시절이 어떠했는지요.
아버지가 공무원이어서 전남 익산에서 태어났지만 바로 충북 단양을 거쳐 초등학교 1학년 때 충주로 이사 와 거기서 줄곧 고등학교까지 마쳤습니다. 저에게는 제2의 고향인 셈이죠. 그 당시 아버지의 공무원 월급만으로 5남매를 부양하기 힘들어 어머니가 따로 부업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편이었지만 아이들만은 배고프게 하지 않으려는 부모님의 배려 덕분에 집이나 학교생활에 별 어려움이 없이 성장할 수 있었구요. 충주라는 지역 자체가 양반 고장이라는 말대로 사람들이 점잖고 자기주장을 크게 하는 경우도 적어 조용하고 원만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었답니다. 사과 고장이 이기도 한 충주에는 친구들 중 과수원을 하는 집 아이들이 많아 방과 후가 되면 늘 친구 집에가 사과를 배부르게 따먹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피부가 좋지 않나싶습니다. 허허
-검사님에 대한 꿈은 언제부터 꾸게 되었는지요.
80년대 초반만 해도 학력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 가운데 문과에서는 대부분 법대를 지원하는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법대를 지원, 대학원 1학년 때 사법고시에 합격을 하는 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군법무관 과정을 거치면서, 판사, 검사, 변호사 중 그래도 범죄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수사하고 기소하고 재판 후에 집행까지 책임지는 검사의 업무가 사법기능 중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중심적인 위치라는 생각에 현재 검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혹시 수많은 사건 가운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지방에 한 검찰청 근무할 당시, 남편이 빚을 지고 갚지 못해 사채업자가 집으로 찾아와 채무변제를 독촉하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일어 아내인 피의자와 사채업자간의 몸싸움으로 번지고, 옆에서 말리던 두 딸까지 싸움에 휘말려 입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세 모녀에 기소유예처분을 내렸는데 이후 고마움을 느낀 딸들이 해외 법대로 유학해 법률가의 길을 걷고 있다며 편지로 소식을 전해왔을 때 검사처분에 대한 막중함을 새롭게 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울 어느 검찰청 근무 당시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에서 피의자 노모의 갑작스런 질병으로 간병해야 하는 형편을 고려해 일주일 후로 조사를 미뤘는데 일주일후 자진 출두하여 “수사계획에 차질에도 노모의 병간호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 몇 번이고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적시는 피의자의 모습에서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의 의미를 새기는 사건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매일 사건 속에 파 묻혀 일상을 보내는 검사님들이 세상을 보는 생각이 궁금해집니다.
검찰권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권력이 아닌 권한임을 먼저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Prosecution Service’라는 말처럼 검찰권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하나의 행정 “서비스”로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권한을 검찰공무원이 나누어가지고 있을 뿐임입니다. 그렇다면 검찰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건, 고소인이건, 참고인이건 존중받아야지, 부당한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죠.
둘째, 사회는 수직적 명령복종관계가 아닌 수평적 분업관계임을 인식하고 산다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나누어 행사하고 있을 뿐이며, 모든 공무원들 역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각자가 맡은 바 권한과 책임에 따라 자기 고유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직위의 고하에 따라 맡은 업무도 중한 업무, 경한 업무, 귀한 업무, 천한 업무, 중시해야 할 업무, 경시해도 좋은 업무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가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이 맡은 바대로 최선을 다할 때 그것들의 총합이 하나의 결정으로 발현되는 것입니다. 조금 딱딱하죠...
-검사님이 세상을 사는 방법 가운데 딱 한 가지만 든다면...
“무언가 귀찮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다”는 말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귀찮은 방법으로 하는 것이 나를 건강하게 하고 일도 완벽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귀찮은 일을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 나도, 사회도 건강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한 두 가지만 부탁합니다.
항상 주위분들에게 말할 수 있을 때 최대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표현을 하길 바랍니다.
훨씬 더 나를 사랑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분들이 많음을... 특히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곁에 계실 때 아끼지 말고 하세요.
또한, 좀 더 먼 시각으로 자기 인생을 설계하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줄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이것이 내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하면서, 퍼즐 전체의 모습을 상상하며 퍼즐 하나하나를 맞추어 나가듯 노력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유미연 기자
-프로필-
서울지검 동부지청 초임
이후 서울 동·남·북·서부지검, 인천, 울산, 청주, 대구지검에서 부장검사, 검사로 근무
서울고검, 광주고검, 대전고검 등에서 고검검사로 근무
광주지검 목포지청장
현재 서울고검 감찰부 재직 중
*2015년 12월 31일자 학생법률신문 5호 게재